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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끝에서 마주한 분단, 그리고 내면의 불일치

by 싸라희망 2026.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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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 길, 일상의 발걸음

바다 끝에서 마주한 분단, 그리고 내면의 불일치

작성자 성찰록 2026. 06. 17

"지난번 아내와 바다정원 가면서 내려놓기 연습을 했다고 했지요.. 실은 거기서 씁쓸한 차 한 잔 나누고, 내친김에 민통선 검문소를 지나 저 고성 통일전망타워까지 쭉 올라갔다 왔습니다.."

거기 가려면 통일안보공원에 들러서 출입신청서 서류를 쓰고, 무슨 짧은 교육 영상 같은 걸 봐야 해요. 절차가 어찌나 번잡하고 까다로운지, 가기 전부터 은근히 피곤해지더군요. 요즘 혈압이 125에서 170까지 오르내리는데.. 이런 세속적인 행정 절차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속에서 텁탑한 기운이 올라옵니다. 여하튼 그 마음조차 내려놓고, 구불구불한 철책 길을 따라 한참을 더 달려 올라갔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바닷바람이 아주 쎕니다.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니 웅장하게 서 있는 '고성 통일전망타워'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D자 모양으로 비상하는 DMZ의 형상을 닮았다는데, 겉보기엔 참 화려하고 대단해 보여요.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겉모습만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요즘 현대인들이나 한국 교회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 있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습니다. 마치 뭐라도 된 것처럼 껍데기만 요란한 입문자들의 착각처럼 말이지요..

 

[고성 통일전망타워에서 바라본 금강산과 해금강]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지만, 갈 수 없는 침묵의 땅

타워 2층 전망대에 서서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참 희한합니다. 바로 눈앞에 훤히 보이는 게 금강산 마지막 봉우리인 구선봉이고, 그 아래로 펼쳐진 해금강 만물상 바위들이 물속에 점점이 박혀 있는데.. 경계선 하나 때문에 갈 수가 없어요. 저렇게 아름다운 하나님의 창조물이 빤히 보이는데도 인간이 그어놓은 가상의 선에 가로막혀 가닿지 못합니다. 문득 요즘 인기 있는 그 심리 상담 프로가 생각나더군요. 겉으로는 너무 웃음이 많고 행복해 보이지만, 예리하게 들여다보면 내면에 깊은 원망과 상처를 숨겨둔 채 불일치 속에서 살아가는 그 부부들의 모습 말입니다..

진정한 정화와 완전함의 지름길은 없다

요즘 교회가 마치 값싼 면죄부를 팔듯 "잘 믿으면 천국 간다"고 쉽게 뻥튀기를 하죠.. 하지만 신비가들의 책을 깊이 읽다 보면 깨닫게 됩니다. 우리 내면의 깊은 불일치를 정정하지 않고는 결코 초월의 길로 갈 수 없다는 것을요. 감정의 정화, 지성의 정화, 그리고 영의 정화까지.. 하나하나 차곡차곡 다 겪어 가야 합니다. 이 땅의 분단도 어쩌면 우리 마음속 미움과 욕심의 분열이 밖으로 투사된 결과가 아닌가 싶어 씁쓸해집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온전한 '하나님화(Deification)'의 길을 가려 할 때, 사탄은 끊임없이 "에이, 포기해라. 그냥 적당히 살다 천국 가면 되지 뭘 그렇게 피곤하게 구느냐"며 일찌감치 주저앉힙니다. 그 교묘한 계략에 휘둘리지 않고 좁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먼저 이 고요한 침묵 속에서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고성 바다 끝에 서서 북녘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으면, 그 단단한 성찰의 침묵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껴지더군요..

무조건 시간 내어 한번 고성으로 가 보세요..

가서 그저 멍하니 고요하게 저 침묵하는 땅과 바다를 기다려 보세요. 언제까지냐고요? 내 마음에 쌓인 시기심, 분노, 그리고 '마치 뭐라도 된 것 같은 대단한 착각'들이 내려앉고, 참된 은혜로움과 위로가 채워질 때까지 말입니다. 영성에도, 국토의 통일에도 단번에 이뤄지는 뻥튀기는 없습니다. 하나하나 스스로 다 겪어 가며 그 좁은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밖에요..

📍 방문 정보 안내 (작은 팁입니다)

  • 반드시 통일안보공원 신고소에 먼저 들러 신청서를 작성하고 차를 몰고 가셔야 합니다.신분증 꼭 챙기시고요..
  • 타워 내에는 DMZ의 생태와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관이 차분하게 꾸며져 있어 찬찬히 둘러보기 괜찮습니다.

본 글은 구도자적 성찰과 일상의 호흡을 담아 기록된 지혜의 아카이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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